학교 축제때였다. 그땐 이상하게 모든게 귀찮은터라 행사준비에 흐지부지 했다. 하도 총대형이 헬프미를 외쳐서 어쩔 수 업이 일일술집에 마담을 하기로 했었지.
뭐, 별로 힘든건 없었다. 그냥 여기저기 테이블 돌아다니면서 몰라도 아는체 해주고, 같이 술마시고 상대방이 못마실경우 혼자 퍼득 비우고 냉장고 소주병 들고와서 뚜껑열어 다시 퍼득 마시고... 그런식으로 매상을 올리는... 뭐 그런... 간단한 임무였다.(실은 이건 나의 취미와도 연관된다. 그 취미는 다음 포스팅때...)
드디어 마감을 하고 학교앞 총대형 자취방에서 쫑파티를 하게됐지.
거기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지만, 그중에 귀에 솔깃한건 역시 그녀에 대한 얘기였어.
그녀와 헤어졌다. 그년 어딘가 내장기관이 심각한 병을 앓고있는듯하다. 그러나 말을 안한다. 그녀는 좀 날라리다...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지.
이상하게 그날 후 그녀가 더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게 흐지부지 끝났던거지.
제대후 많은 휴유증으로 인하여(군대라고 생각하긴 조금 비정상적인 그런... 이하 비문처리) 한동안 적응을 하지 못했고 그 결과 학교에 거의 출근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됐다.
후문에 의하면 학생들이 나의 존재에 대해서 많은 의문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전해들은 바로는 학교에 거의 출석하지 않는데도 성적은 좋고, 행여나 나와도 무언가 수많은 생각에 잠겨 풀밭에 앉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데...
전자의 경우는 맞는 말일지 모르지만(-_-;;), 후자는 암 생각업이 그저 멍하니 있었다고 말해주었다.
그런 와중에 졸작은 다가왔고 나로써도 이번엔 준비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임을 인지하고 여러모로 방과후 늦은시간까지 매킨토시를 깔짝거려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던중 언제 생긴지 모를 졸작준비위원회의 그녀둘.
특이하게 이름이 둘다 같아 대.소로 구분지어 불렀었던 별생각업이 대했었던 그녀들이 갑자기 친근하게 느껴졌다.
음..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군.(역시 건망증이 -_-;;)
어쨋든 소.그녀는 한마디로 귀엽고 깜찍한데다 발랄하기까지한 그런 스타일을 자랑삼아 상당히 아기자기하게 다가왔고,
그에 반해 대.그녀는 그야말로 순수함 그자체였다.
소.그녀의 트레이드 어투는 "오빠아~ 이거 봐줘요오~ 히힛~"
너무~ 귀엽고 깜찍한 소녀가 더 깜찍발랄하게 저런식으로 앵겨붙어 말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난 다만 볼따구를 쥐어뜯어 주는걸로 대신했다.(물론 아프게..)
대.그녀는 졸작 후반기에 비로서 나에게 선뜻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오빠. 여기 졸작 책자에 들어갈 작품 설명좀 적어주세요. 오빠의 글솜씨면 작품의 질과는 상관없는 좋은 시나리오가 나올것 같아."
금방이라도 터질듯한 반짝이는 눈망을과 함께 가우시안블로를 심하게 준듯한 뽀샤시함을 환한얼굴로 얘기한다면 당신은 어떻 하겠는가!
난 다만 앙 그럼 니가 밥사.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리고 교수님과의 회식자리에서...
한참 무르익는 분위기 국문학 부교수님의 말씀이 계셨다.
"자네.. 자넨 나랑 넘 비슷한거 같애."
엥. 뭔말씀?
"자넨 강해. 강하다고.. 약한척 하지 말게."
흐음... @_@;;
"자네....가...."
그때였다. 갑자기 한 여인이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오빠~! 옵빠! 나 옵빠 찍었써어~"
특별할것 없는 그저 평범한 그녀.. 그년 날 사모하고 있었던 것일까?
어쨋든 자리를 파계하고 밖으로 나오자 용감한 그녀가 다가왔다.
"옵빠.. 우리 잼있는 비디오 같이 빌려보자. 응?"
"그래 그럼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리지않는다.]나 다시 빌려볼까나? 잭 니콜슨의 터프함을 느낄 수 있을꺼야."
그러나 그전에 술에취해 나자빠져 있던 형을 부측하고 자취방으로 데려다줘야 했고, 그를 눕히고 그녀가 이쪽으로 온다는 전화를 받음과 동시에 시체가 파닥~ 부활하는 것이 아닌가!
부활한 시체는 나에게 말을 걸어왔지.
"야~ 아직 안 끝났제? 어여 가보자! 술이 고프군.."
"머야... -0-;;"
자칭 영감인 그를 부측하여 다시 그 술집으로 향하였고.
그게 끝이었다. 제길..
잠깐 그 시절을 돌아봤을때 뭔가 특별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이렇다할 의문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단지 누님이나 형들의 손금을 잠시 봐주며 점심을 때웠으며 미팅때 궁합을 봐준다는 의미로 따라나가 짝지어주는등의 일상이었다.
아~ 그래. 졸업막판에 노처녀 희스테리를 감추지 못하는 교수와 트러블이 생겨 졸업을 못할뻔 했었지.
실습나간 상황에서 교수한테 전화가 왔었다.
"야~. 너 니 진짜 졸업하기 싫어? 에프 뛰운다. 알아서해 씽!"
난 어쩔수 없었다. 기분도 무지 상했었고 몸도 고단한 상황이었지.
결국 하지 않아야할 말을 내뱉고 말았다네.
"교수님! 교수니임!!"
"어? 어..어 왜?"
"교수님 사랑해효~^0^;;"
"으으...음... 저기.. 너 D야."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에겐 힘든 결정이었다. ~_~;;
그래 솔직히 비굴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졸업했다고 .... ㅇ_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