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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 me progress/breathing

목욕탕에서

by 산페이 2004. 7. 12.
한주에 한번정도는 대중목욕탕을 이용하는 편이다.
옷을 다 벗었기 때문일까? 아님 안경을 벗어서 눈에 뵈는게 없어서 일까?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갑자기 누가 날 애타게 찾는 느낌이 들었다.
아저씨, 등좀 밀어 주이소.

엥. 척보기에 피부가 상당히 곱고 마치 두팔을 벌려야 맞출 수 있을것 같은 넓은어깨에 몸전체에 용그림이 살아숨쉬듯 꿈틀대는... 사람이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문신때문인지 잠깐 흠칫하엿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이태리타올을 건네받아 황량히 넓은 등빨을 밀기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점점힘이 빠지기는 커넝 더욱 팔에 힘이 붙는 현상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러므로 말미암아, 그의 등에 애꿋은 살갓이 벗겨져 나가는걸 목격했을때쯤 [아프지 않을까?]하는 맘에 그쪽으로 시선이 머물기 시작했을때 갑자기 그의 머리가 나를 향해 좌회전을 하는 것이었다.

습기때문인지 내 생각때문인지 '헥. 헥.'거리는 숨소리와 함께 그자의 눈망울이 반짝거리는걸 목격할 수 있었고 조금 안스럽다는 생각과 동시에 그가 입을 열었다.

아따~. 시원하네예.. 고맙심더이..;;
아쉬운 마음에 한마디 던졌다.
더 밀어 드릴까요?
아니예. 됐슴다. 디기 쉬원하네예~.
수고하셨습니다아~.

우렁찬 목소리에 웬지모를 만족감을 느끼면서 행여 나에게 때밀이가 적성에 맞을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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