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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d me progress/remember

제임스딘에서 김창완까지

by 산페이 2008. 9. 19.
게시된 시간: 2005년 9월  7일 오후 10:05

제목을 입력하고나니 무슨 역사적인 인물들을 나열할것처럼 느껴진다.
중학교때 영어선생님. 그분은 나를 제임스딘이랑 닮았다고 얘기하시곤 하였었다.
그런 그녀는 선머슴같은 스타일이었는데 자신은 제임스딘이 좋아하는 배우라며 수업시간에 시시콜콜 얘기하곤 하였는데 그런 그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였었는지 아니면 그녀의 허스키한 보이스의 남성적 이미지에 매료되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녀의 과제와 성적을 나름대로 신경써주는 아량을 배풀었었다. 그런 그분이 시험성적을 공개할때는 일종의 의식(?)같은것이 행해졌다.
야, 만텐! 너 왜? 하나 틀렸어! 것도 쉬운건데 앙?(가수 이소라도 울고갈 허스키 보이스)
네. 너무 완벽하면 인간미가 결여돼보일 우려가 있습니다. 신의 노여움을 살수도 있구요.

그럼 그녀는 싱긋~ 한번 웃어보이고는 말을 잊는다.
아구지 꽉 다물어.
일단 오른손에 주먹을 힘껏 쥐고 집게손가락을 돌출시킨뒤 천천히 접근, 마치 병마개를 따는듯한 모션으로 이마를 쥐어박는다. 이러한 모션(motion)전에 우선적으로 위기감을 조성시켜 상대방으로 하여금 긴장감을 유발시키는 효과를 발생시키고 모션후에는 당한이로 하여금 모멸감을 안겨준다. 일단 그녀에게 개기는 녀석들은 의식에 동참해야했다.


고등학교때는 서태지랑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심지어는 다른반에 놀러가도 "야 태지온다~ 태지~"라는 말을 들어야했다.
당시에도 누구와 닮았다는 말은 듣기 싫었지만 되도록 차분하게 대처했다.
너... 숨쉬기 싫니? / 몸이 성하니까 너무 행복해? / 점심시간에 도시락 같이 먹을까?(당시 우리반은 2교시 끝나면 도시락을 처리하는 풍습이 있었다) 등의 가벼운 농담을 해주곤 했었다. 그것은 졸업하고서도 얼마동안 유지돼었다.


세번째 페이스는... 논산훈련소에 입소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한 동기가 나에게 야 니 어디서 많이본 얼굴인데? 누구랑 닮았단 얘기 못들었냐? 라며 양말을 꿰기위해 정말 힘들게 바느질 놀이를 하고 있을때였다. 지극히 당연히 나는 누구랑 닮았다는 말을 싫어하였기에 연신 몰라, 들은적 없어 를 외치기 하였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자식이 임신 3개월은 됐을법한 배를 움켜잡고서는 껄껄거리면서 야, 너 김창환하고 빼닮았어~ 우헤헤~ 그러는 것이아닌가! 세번째 인물은 훈련소를 거치고 대전통신학교를 거치고 경북울진의 자대에서 제대할때까지 유지되었다.


제대후 탈색을 거쳐 염색을 하고 머리감기를 게을리하여 부시시함을 유지하였더니 곧이어 주위로부터 이승환이랑 꼭 닮았네 라 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승환님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가수였기때문에 그나마 가장 싫지않은 얼굴이었다. 이 염색한 부시시한 머리의 주인공은 2년정도후 다시 세번째 주인공인 김모 창완님으로 돌변하였고, 상당한 기간동안 유지하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기구한 운명을 어디다 하소연 할때가 없었기때문에 이렇게 글로써나마 보관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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