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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consultation

스스로에게 물어보기

by 산페이 2004. 7. 9.
요즘들어 계속되는 귀차나즘에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더위탓인가?
아무것도 하기 싫고 생각도 하기 싫고, 이건 한마디로 시체라 아니 할 수 없다.

전에 포스팅했던 [내 대갈빡속좀 정리해줘~ㅠ0ㅠ;;]의 일환으로 나에게 자문자답 해보는 시간을 잠시 마련해 보았다.

그런데 왜이렇게 귀찮지... -_-;;

피상담자 manten군.

그의 끝없이 많은 문제점들중 당췌 머리속이 왜그리 복잡한지 그러한 연유로 정리가 안되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나름대로 자학(?)해본결과 그의 취미생활에 무언가 원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 먼저 분석해 보기로 했다.

Q: 니 취미가 뭔데?
A: 앙. 내 취미는 말야... [일단 손에 쨉히면 모은다.]야.
Q: 앵? 좀더 소상히 알려주렴.
A: 쉽게 말해서 고물상이라고 할 수 있지. 예전엔 우표부터 시작해서 병따꿍이라던지, 성냥갑, 담배갑, 신문지쪼가리, 과자먹고 안에 들어있는 스티커라던지 등등, '일단 걸리면 모은다' 라고 할 수 잇지.
Q: 흐음.. 역시 지저분한 녀석이군. 그럼 그런것들을 수집하게되면 잘 정리를 해야할텐데 그런점에선 어떤지?
A: 어키바리! 바리 그기야! 물론 첨엔 스크랩등을 요모조모 분류를 잘해서 놓아두곤 하지. 그러다 좀만 지나면 한계에 부딪혀 갖은 서랍속에 짱박아 두다가 결국 아무데나 쑤셔놓기 일수지. 한마디로 꾸준하게 정리를 해두지 못한다고나 할까?
Q: 흐음... 그럼 니네집구석이 무척 혼란스러울텐데? 혹시 그런성향이 다른면에서도 나타나나?
A: 글쎄..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학창시절 공부할때 예를들면, 수학공부를 한다치면, 수학책은 물론 기본이고 그 외 모든 학과책을 전부 방바닥에 쫘~악 깔아놓은뒤 틈틈히 빈자리에 ya~한(-_-;;)책을 놓아두고 잠시나마 혼자서 음흉하게 흐느끼다가. 결국 책상위에는 만화책을 책걸이에 두고는 바른자세로 재미있게 보곤하였었지.
Q: 으음.. 그런식으로 놀면 머리속에 혼란스럽지 않은가?
A: 물론 처음엔 혼란스럽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었지. 왜냐면 나의 약점인 소위 멀티테스킹이 안된다는 거에 있어. 한가지이상의 다중작업을 잘 못하는편이라. 그건 아마 일상적인 문제에 있어 더욱 그런편이지. 특히 응가(큰볼일)할때 오줌누는걸 깜빡한다거나 하는 등을 말하는거지. 아주 치명적인거지 -0-;; 게다가 조금만 딴생각하면 누가 바로 뒤에서 쎄리 불러도 전혀 모른단말야. 이것때매 오해를 얼마나 많이샀던지 도도한 녀석이라구.........ㅠ0ㅠ;;
Q: 혹시 아직까지 그런 난잡한 생활을 유지하고 있나?
A: 나이들면서 조금은 나아졌다고 할 수 있지. 최소한 난무한 수집은 자제하는 편이되었지. 실은 말야 이것은 엄마의 영향이 커. 엄마는 지저분한걸 무척이나 싫어하는 나머지 내가 수집해 놓은 것들을 쉽사리 내다 버려주는걸 마다하지 않으셧지. 그럴때마다 무척이나 화가 났지만 그녀의 파워앞에선 속수무책이었지. 얼마전에는 키보드가 2개 있다고 갔다버리기 까지 하셨지. 컴퓨터는 왜 안버렸나 물어보고싶었지만 아마두 넘 무거워서가 아닐까 짐작해보곤 하지..-_ㅠ;;
물론 그녀는 변명거리를 준비해뒀더군. [내가 버렸었나봐?]

하지만 말이야. 나도 청소라는걸 하기시작했어. 청소를 통해서 정리해보는 차분한 여유를 가져보기 위한 방편이었지.
그렇지만 청소를 하는 시간보다 뭐부터 시작해야하지?라는 시간이 더 길다는게 문제라면...;;


그렇다. 그는 태초부터 심각성을 타고났을 지도 모른다.